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14일까지 프랑스 나티니스 은행과 맺은 대출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 운영위원회는 6일 “법률 검토 결과 현대그룹이 지난 3일 제출한대출확인서가 의혹을 해소하기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운영위는 1차 시한인 7일 오전까지 현대그룹이 대출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5영업일의 추가 소명 기간을 줄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의 자료 제출 최종 시한은 14일이 된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대출한 대출확인서만으로는 자본금이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무담보, 무보증으로 은행에서 1조2,000억원을 어떻게 빌렸는지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에 요청한 자료는 대출확인서가 아니라 ‘대출계약서 및 그 부속 서류’로 명확히 한 바 있다”며 “현대그룹이 기한 내 소명하지 않을 경우 주주협의회를 열어 MOU해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출확인서에 대한 유효성 논란에 대해서도“채권단이 법률적 검토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에는 나티시스 은행이 아닌 나티시스 은행의 손자회사인 넥스젠캐피탈의 임원의 서명이 들어 있어, 나타시스 은행에서 조달한 돈이 넥스젠 캐피탈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채권단관계자는 “대출확인서 자체보다는 대출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냐가 중요하다”며 “현대그룹이 대출계약서를 제출해 대출금 관련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이 지난8월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독일 스툼프그룹과 협의서를 체결하면서 “스툼프가 1조원을 투자하는 대신 2년내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내용을 삽입했던 것으로 이날 밝혀져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동안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 자회사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현대그룹은 이를 부인해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간 협의가능한 내용을 일단 모두 기재해놓았던 구속력없는 서류”라며 “본격 협의 과정에서 스툼프가 계속 현대엔지니어링 경영권을 요구했고 현대그룹이 이를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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