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로 빙가다(57) 서울 감독이 K리그 부임 첫 해에 컵 대회와 정규리그에서 거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터키 명장' 세뇰 귀네슈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고국으로 돌아가자 서울은 지휘봉을 포르투갈 출신의 빙가다 감독에게 맡겼다.
'빙가다호'는 지난 1월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목포 축구센터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실시하며 출범했다. 미래는 불투명했다.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 귀네슈 감독과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아 보였다. 대대적인 전력 개편 작업으로 인해 조직력에도 의문 부호가 따랐다.
그러나 빙가다 감독은 '인화'를 중심으로 팀을 하나로 묶는데 성공하며 팀의 10년 숙원인 정규리그 정상 등극을 이뤄냈다. 귀네슈 감독이 팀을 지휘한 3년간 서울은'개개인은 강하지만 팀은 그렇지 못하다'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가 넘쳐 났지만 결정적인 순간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고비에서 주저 앉았다.
그러나 빙가다 감독은 서울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해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축구 격언은 '인화'를 앞세운 빙가다 감독의 리더십으로 그라운드에서 실현되기 시작했다.
빙가다 감독은 10월 경남과의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혔다. 그는 "서울은 스타 플레이어가 많았지만 우승한지 오래됐다. 스타가 있어야 우승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이제 서울에 스타는 없다고 생각한다. 팀 전체가 스타다"고 말했다. 빙가다 감독이 강조한 '팀 우선주의'는 결국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우승직후 선수들과 한데 엉켜 감격의 눈물을 흘린 빙가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우승은 당연한 결과다. FC 서울은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상암=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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