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추가 공개된 미국 외교전문에서 세계 각국의 이중적 모습이 다시 부각됐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미확인 비행물체(UFO)와 관련된 내용이 전문에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날까지 외교전문 25만여건 중 842건이 공개됐다.
스페인은 2007년 3억1,000만달러 규모의 헬리콥터 엔진 수주업체를 선정하면서 미국 로비를 받고 영국 롤스로이스 대신 미 업체 GE를 낙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에두아르도 아귀레 미 대사가 "GE가 공정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불만을 전하자 방침을 변경했다. 그러나 아귀레 대사는 사파테로 총리를 '정글에 사는 고양이''기회주의자'라고 혹평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08년 볼리비아 대선에 개입해 좌파 승리에 일부 공헌했다. 그는 당시 박빙이던 좌파 에보 모랄레스 후보에 대한 군부 지지를 위해 고위 장교들에게 돈을 전달했다. 작년 9월 미 뉴욕에서 푸대접을 받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예정된 우라늄 5.2㎏의 러시아 운송을 중단시키며 화풀이를 했다. 이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친서를 보내자 그는 2개월만에 우라늄 반환 약속을 지켰다. 또 레바논 국방장관은 미 관리들에게 이스라엘이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이기는 방법을 조언해, 물밑에선 친이스라엘 정책을 구사했다. 독일 자민당(FDP)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판에 잘 견딘다는 의미에서 '테플론 메르켈'이라는 별명을 붙이며 저평가한 현지 미 대사 필립 머피의 해임을 미국에 요구하는 등 각국에서 케이블 게이트의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어산지는 3일 영 일간 가디언을 통한 질의응답에서 "미공개 외교전문 가운데 UFO와 관련된 게 있다는 것은 언급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문의 자세한 내용이나 공개시기는 말하지 않았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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