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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타결/ 한국, 뭘 얻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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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타결/ 한국, 뭘 얻었나

입력
2010.12.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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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자동차 분야를 일부 양보하는 대신 얻어냈다고 밝힌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미국에 비해 비교열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온 양돈업계와 제약업계가 가격ㆍ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소간의 시간을 벌었다는 게, 정부가 말하는 ‘이익’의 핵심이다.

돼지고기

먼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 2년 연장. 당초 협정문에서는 2014년 1월 1일을 기해 한국 측이 돼지고기 중 냉동 기타(목살, 갈비살 등) 품목에 물리는 25% 관세를 없애기로 했었으나, 재협상을 통해 이를 2016년 1월 1일 부로 철폐하기로 한 것이다. 관세율은 2012년 16%를 시작으로 매년 4%포인트씩 낮아져 2016년에 0%가 된다.

냉동 기타 품목은 한국이 수입하는 냉동 돼지고기 중 93.7%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규모는 2억200만 달러로, 점유율로는 유럽연합(EU)의 2억7,500만달러에 이어 2위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가격이 싼 미국산 돼지고기가 밀려올 것에 대비해) 국내 양돈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간을 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양돈협회도 5일 성명서를 통해 “돼지고기 관세 폐지 시한을 2년간 연장한 것은 양돈농가에게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재협상 결과를 환영했다.

의약품

두 번째로 얻어낸 것은 의약품 허가ㆍ특허 연계 의무 이행 시점을 협정 발효 후 3년간 유예하도록 한 부분이다. 이는 별도로 운영되어 오던 의약품 허가 절차와 특허제도를 연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제약사가 특허권이 존속하는 기간(출원일로부터 20년) 안에 복제의약품(제네릭) 시판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한 경우, 식약청이 이 사실을 특허권자(주로 미국 제약업체)에 통보해 재산권 침해 여부 의사를 타진한 다음 허가를 내 주는 것을 말한다. 특허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식약청이 제네릭 시판을 허가할 수는 없다.

당초 FTA 협정문은 이 허가ㆍ특허 연계 의무를 협정 발효와 함께 시행하되 한국 측 의무 위반이 있더라도 18개월 동안은 미국 측이 한국 측을 제소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재협상에서는 이것을 아예 허가ㆍ특허 연계 의무 이행 자체를 3년간 유예하도록 규정했다. 통상교섭본부는 “허가ㆍ특허 연계로 제네릭 시판이 9개월 지연될 때 제약업계의 매출 손실은 연간 367억~794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것이 3년간 유예되면 총 1,100억~2,382억원의 매출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비자

마지막으로 한국 측의 요구로 협상 결과에 반영된 것이 한국 본사에서 미국 지사로 파견되는 상사 주재원의 비자(L-1)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다. 미국에 지사를 새로 만들 때는 1년, 이미 설립된 지사에는 3년의 유효기간이 적용됐던 것을 모두 5년으로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영주권 취득에 악용된다”며 까다롭게 심사했던 L-1 비자 유효기간이 연장되면, 미국 현지 주재원 및 그 가족들이 비자 갱신을 위해 소요되던 시간과 경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것은 FTA 기존 협정문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서, 별도의 합의의사록(Agreed Minutes) 안에 담기게 된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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