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하도급 비정규직 노조의 불법점거 파업이 22일째다. 생산 중단과 조업 단축에 따른 피해액만 3,000억원 가까이 쌓였다.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법적 공방과 물리적 충돌,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정치권과 외부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사태는 혼미해졌다.
사측은 오늘부터 울산 제1 공장의 생산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점거 농성자들의 저항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물리력이나 공권력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대화와 타협, 양보가 최선의 길이다. 그런 점에서 법적으로 사측과 협상 자격을 가진 현대차 정규직 노조, 금속노조가 참여한 '3자 노조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비정규직 문제야말로 정규직의 양보와 결단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또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따른 회사의 손실 역시 정규직 노조의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
안타까운 것은 비정규직 노조의 태도이다. 그들은 교섭을 시작하더라도 울산공장 불법 점거는 중단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노조원들은 다른 공장에서는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3자 합의까지 거부했다. 이런 볼모잡기 식 힘겨루기로는 어떤 해결책도 나오지 않는다.
비정규직의 요구가 정당하다 하더라도, 3자 노조대표의 합의안이 지금의 불법파업까지 인정해서는 안 된다. 사측과 대화를 시작하고 양보와 타협을 통해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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