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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만화 9편, 공간예술로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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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만화 9편, 공간예술로 다시 태어나다

입력
2010.12.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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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 아래 놓인 자동 피아노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이 흘러나온다. 그 주위에는 클래식을 소재로 한 일본의 인기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의 장면들이 걸려 있다. 드라마와 영화로도 높은 인기를 누렸던 만화를 미술 전시로 만나는 순간이다.

4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막한 ‘망가 : 일본만화의 새로운 표현’전은 만화를 3차원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자리다. ‘노다메 칸타빌레’를 비롯해 ‘소라닌’ ‘슈가 슈가 룬’ ‘벡’ ‘해수의 아이’ 등 국내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일본 만화 작가 9명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8, 9월 일본 미토미술관에서 열렸던 전시로, 일본 팝아트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작은 방’ 작업을 함께한 도요시마 히데키가 공간 디자인을 맡았다.

록밴드 이야기를 다룬 ‘벡’은 만화 속 콘서트 장면을 3개의 스크린을 통해 사운드 없이 상영함으로써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스크린 아래에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기타 실물과 음반 표지들이 전시됐다. 20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담은 만화 ‘소라닌’은 그림을 빼 버린 채 주인공들의 대사a만 전시장 벽에 옮겨 놓아 메시지를 한층 또렷하게 전달한다. 또 주인공의 방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직접 들어가볼 수 있도록 했다. 해양 생태를 소재로 한 ‘해수의 아이’ 원화는 바닷속을 연상시키는 공간에, 판타지 순정만화 ‘슈가 슈가 룬’의 캐릭터들은 핑크색의 동화 같은 공간에 전시됐다. 만화 내용을 모르더라도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전시장 1층에 꾸며 놓은 만화방에서 원작 만화 전집을 읽을 수 있다. 원작을 소개하는 가이드북도 만화책으로 만들었다.

전시는 내년 2월13일까지 이어지며, 이후 호주와 필리핀으로 간다. 관람료 3,000원. (02)733-8945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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