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샅바싸움은 3일에도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예산안의 속도감 있는 처리를 요구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사업 예산 삭감을 위한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한편 예산안의 ‘현미경 심사’방침을 거듭 내세우며 팽팽히 맞섰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 이틀째 일정에 돌입했지만 심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한나라당은 6일 예정된 예결위 전체회의와 9일 본회의 처리를 의식한 듯 빠른 심사를 강조했으나, 민주당은 시간에 쫓겨 예산을 부실하게 심사해선 안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은 “예결위 의사일정 합의를 생각하면 빨리 예산 삭감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최소한의 절차를 밟아 예산심사를 진행하는데 쫓기듯이 (야당 의원의) 발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까지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우리 국회의 찬란한 역사와 전통은 법정기일을 늘 넘겼다”며 “대통령이 하실 일은 하지 않고 국회에 대해 간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부끄러운 발언”이라고 일축한 뒤, “매년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키지 않는 잘못된 관행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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