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만들자고 남편이 조심조심 뛰랬는데…"
"사실 경부 역전마라톤 준비를 거의 하지 못했다. 다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더라. 이를 악물고 팀에 누(累)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각오로 뛰고 또 뛰었다."
주부선수 정복은(29ㆍ청주시청)이 갖은 부상중임에도 출전을 강행, 팀원들의 사기를 이끌었다. 충북 대표팀 소속 여자선수 4명중 맏언니인 정복은은 2일 경부역전마라톤 대전~천안대구간(76km)중 6소구간(전동~전의 6.2km)에서 3위로 바통을 넘겨받고 3위로 레이스를 마쳐 제 몫을 다했다.
그는 "10월초 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다가 입은 발목과 허벅지 부상이 아직 회복이 안됐다"며 "부상을 생각하면 운동생명을 위해서라도 대회참가를 포기하는 게 맞겠지만 선수가 부족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 모른 채 하기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오늘 성적도 그런대로 창피한 기록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복은은 이날 21분39초에 골인, 지난해 임경희(수원시청)가 세운 구간신기록에는 41초 뒤졌지만 1,2위로 골인한 후배 노유연(부천시청), 안슬기(서울체고)와 거의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같은 육상선수 출신인 황진욱(제주시청)과 2년 전 결혼한 그는 슬하에 아직 아이가 없다며 남편이 "2세를 만들어야 하니까 제발 몸조심하며 뛰라"고 당부했다고 활짝 웃었다.
정복은은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지구력은 자신 있지만 체력이 약한 것이 흠이다"며 "부상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충북체고 재학시절부터 청주시청까지 13년째 그를 지도하고 있는 엄광렬 감독도 "(정)복은이가 5,000m를 15분대에 골인할 만큼 스피드가 좋지만 체력이 약해 잔부상이 많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5,000m와 1만m가 주력종목인 정복은은 내년 3월에 다시 한번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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