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정치권 책임 공방… "위기 대응책 마련은 뒷전" 비판도
여야 정치권이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책임론을 두고 날선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를 '햇볕정책의 실패'로 규정하며 전 정권 책임론을 거론한 반면, 민주당은 현 정권의 대북 강경책에 근원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국가위기 상황에서 국론을 모으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 국민 모두를 위장평화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했고 햇볕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평도가 불바다가 됐는데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촉구 등의 주장을 하는 정신 나간 친북, 종북주의자들은 햇볕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1차 연평해전 이후 대청ㆍ소청도 해병대 병력이 축소되고 해안포가 철수해 북한이 기습상륙을 시도할 때 백령도 해병대가 두 섬을 지원해야 하는데 수송함마저 없다"며 "서해5도가 이렇게 소홀히 관리된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1월 북한의 특수부대가 기습상륙훈련을 했는데 이때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참가했고 이후 두 번 더 상륙훈련이 있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도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은 맹수를 살찌우고 숨겨진 발톱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집권 3년이 넘은 현정부가 이 순간에 발생한 일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전 정권 탓을 하는 것은 참으로 무능한 정부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승계하지 않고 3년간 반대하고, 3년간 대북 강경정책을 펼쳤는데 성공했느냐"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집권여당이 안보와 국방에 당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남 탓만 하고 있다"며 "국민 감정과 정서를 활용해 자기들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호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춘석 대변인도 "전 정부에 잘못을 뒤집어씌울 시간에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햇볕정책의 제1목적은 평화였는데 현정부는 출범부터 강성 발언만을 쏟아내고 위기관리능력의 부재를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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