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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다이빙궈 면담

입력
2010.11.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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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중국의 최고위 외교 책임자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부총리급)이 28일 청와대에서 면담을 갖고 한반도 상황 악화 방지 필요성 등에서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 등에서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중국측에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추궁 및 대북제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중국측은 북한 도발에 대한 비판 언급 없이 12월 상순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갖자고 제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특사로 방한한 다이빙궈 국무위원 일행을 2시간 동안 만나 “중국이 남북관계에서 보다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면서 “한국정부는 6∙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 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온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사실상 대북메시지로 볼 수 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긴요하다’는 후 주석의 구두메시지를 전한 뒤 “연평도 사태로 인한 한국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르면 29일 다이빙궈 국무위원이나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해 연평도 사태에 대한 우려 입장 등을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 배석한 뒤 베이징으로 돌아간 우다웨이(武大偉)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2월 상순 베이징에서 각국의 관심사와 중대현안을 논의하는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협의를 갖자”고 제의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달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방문한다고 보도, 연평도 도발 이후 첫 북중 고위급 협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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