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평도 포격 등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들을 풀기 위해 북한과의 조율에 나설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도발로 미국, 일본, 한국 등 6자회담 당사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중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서 중국은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중국이 북한을 마냥 비호할 수만은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 한국∙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북한 문제에 대해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려 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 계획을 갑자기 연기하고, 중국 외교의 최고위급 인사인 다이빙궈(戴炳國) 국무위원을 보낸 것은 이런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금명간 다이빙궈 국무위원이나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에 대한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우려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교차 방문을 통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이번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한 유감의 입장을 전달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6자회담 조기 재개와 북한의 연평도 사과를 연계시켜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 사과를 받아내는 대신 한국 미국 일본 등에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과 북한간의 대화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측에 강경한 경고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적어 눈에 띄는 해법을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일 3개국도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그간 취해온 입장을 보면 북한에게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 강하게 경고하기 보다는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우려 입장을 전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뭔가 나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차원이지 진정으로 중재하거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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