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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준 두달간 1245㎞ 질주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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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준 두달간 1245㎞ 질주 결실

입력
2010.11.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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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 징크스 털고 마라톤 금메달 피날레

힘이 넘쳤다. 결승선 지점을 1㎞ 정도 앞두고 지영준(29ㆍ코오롱)은 금메달을 예상한 듯 연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고, 응원하던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환희의 눈물을 터트리며 결승선 테이프를 끊은 지영준은 지친 기색도 없이 건네 받은 태극기를 두르고 '달리기 세리머니'까지 하는 철각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1분11초로 금메달을 차지한 지영준은 '노력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지영준이 빛나는 월계관을 쓰기 위해서 과연 얼마나 뛰었을까.

고교 시절부터 마라톤 영재로 주목 받은 지영준은 '포스트 이봉주'로 불렸다. 그러나 그는 국내 대회에서만 좋은 성적을 냈을 뿐 국제대회에서 연거푸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만년 기대주', '국내용'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2001년 풀코스 데뷔전에서 2시간15분대를 기록했던 지영준은 2002년 2시간9분대를 끊으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2005년 부상으로 허송세월을 보냈고, 재기전이었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7위에 그쳤다. 또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완주를 포기하는 등 '국제대회 징크스'를 좀처럼 끊지 못했다.

올해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31초로 준우승을 차지한 지영준은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회 두 달 전부터 스승 정만호 마라톤 코치와 함께 지옥 훈련에 돌입했다. 일주일에 많게는 180㎞를 뛰면서 담금질했다. 지영준은 지난 두 달 동안 무려 1,245㎞를 뛰었다. 하루 평균 150㎞을 뛰었고, 광저우에 입국한 뒤에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15㎞씩 조깅하는 수준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피나는 노력으로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지만 45㎞는 한 차례도 소화하지 못해 다소 불안감도 있었다. 정 코치는 "10월 초 전국체전에서 지영준이 5,000m와 1만m에 출전하는 바람에 보통 마라톤 선수들이 경기 전에 뛰는 45㎞ 코스는 완주하지 못했다. 대신 40㎞ 3차례, 35㎞와 25㎞ 1차례를 완주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몸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지영준은 목표 맥박수에 도달하지 못했다. 라스트 스퍼트를 위해 맥박수를 180까지 끌어올리려 했다. 정 코치는 "지영준의 컨디션과 몸이 괜찮으니까 아무리 스피드를 끌어올려도 맥박수가 180까지 요동치지 않았다"며 "광저우가 덥기 때문에 막판 전력 질주 훈련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지속주 위주로 훈련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영준은 레이스를 앞두고 힘을 비축한 덕에 지치지 않고 33㎞와 37㎞구간에서 속도를 올리며 경쟁자들을 떨궈낼 수 있었다.

아들 윤호를 안으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지영준은 "처자식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가족이 있어서 금메달이 나왔다. 올해 아들 윤호를 얻었는데 복덩이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그는 "다음 목표는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홈에서 열리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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