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을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연평도 포격의 의미와 배경 등을 상세히 넣기 위해 이달 초 발간 예정인 국방백서 출간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국방백서 내용을 보완하고 수정하려는 이유는 북한이 6ㆍ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영토를 공격한데다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해 이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올해 국방백서에는 주적 개념을 명기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 교체와 극도로 악화한 대북 감정을 고려하면 주적 개념 부활 논의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내부에선 신임 장관 취임을 계기로 주적 개념 부활이 적극적으로 제기될 수 있어 올해 국방백서에 명기될 가능성도 있다.
주적 개념은 1994년 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북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오면서 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다 2004년부터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됐다. 2008년 국방백서에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과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개발 및 증강, 군사력 전방 배치 등은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다”는 좀더 구체적 표현이 들어갔다.
천안함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는 주적 개념 부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됐다. 이명박 대통령도 올해 5월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적 개념 부활은 군의 정신 무장을 강화 필요성과 맞물려 제기되고 있다. 김관진 장관 내정자도 26일 “군이 행정 조직처럼 변했고 군인도 진급에만 신경을 쓴다”며 약화한 군인 정신을 질타했다.
주적 개념 부활 논의는 그동안 특정 국가를 주적으로 명기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선 사례를 찾기 힘들고 남북 협력 관계 구축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반론 때문에 대부분 검토 수준에서 끝났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한국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집단이고, 실제로 무차별 포격을 가하지 않았느냐”며 “국민 감정까지 악화해 있기 때문에 주적 개념 도입을 반대할 이유도 궁색해졌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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