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5일 "2013년까지 한시 설치된 유로안정기금(EFSF)을 상설화"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악셀 베버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 "기금 규모를 현재 4,400억유로(약 678조원)에서 1조유로(약 1,541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위기가 스페인까지 확산되며 유로존 붕괴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EFSF는 올 여름 그리스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이 기금을 공동 각출해 마련한 펀드인데, 당장 28일께 확정될 아일랜드 구제금융자금도 대부분 EFSF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금리가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독ㆍ불 정상 공동성명만으로 위기감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특히 유럽 5대 경제대국인 스페인으로 국가채무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를 비롯 유로존 정부들은 포르투갈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경제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르투갈 정부는 26일 "구제금융을 받으라는 어떤 압력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역시 "스페인의 아일랜드식 구제금융 요청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로존 회원국들의 긴축정책에 대해 각국 노조와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에는 이탈리아 대학생들이 교육예산 90억유로(약 13조8,000억원) 삭감과 교직원 13만명 감축에 반대해 관광명소인 피사의 사탑과 로마 콜로세움 점거 시위를 벌여 관광객들이 급히 피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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