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 처음 겪었을 난리라는 것도, 초겨울 바닷바람도, 저 강아지의 졸음을 말리진 못한 모양이다. 하루 사이에 마을 풍경은 낯설어졌지만 오후의 햇살은 어제처럼 푸지고, 밥 때 안 챙겨주고 사라져버린 주인은 야속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맞이한 정적을 놓치기는 싫었을 것이다. 지금 녀석은 생애에서 가장 고요한 오수를 즐기고 있는데, 그의 주인은 어디선가 가장 참혹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연평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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