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탄'은 더 이상 없었다. 한국 여자핸드볼이 복병 일본에 덜미를 잡히면서 아시안게임 6연패에 실패했다. 이재영(대구시청)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아게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5일 광궁체육관에서 치러진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28-29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핸드볼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한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연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26일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패자와 동메달을 놓고 다툰다.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한 점 차의 아쉬운 패배. 그러나 경기내용도, 운도, 컨디션도 모두 좋지 않은 완패였다. 긴장한 탓인지 전체적으로 슈팅 성공률이 떨어졌고 '눈 감고도' 넣었던 연습 때의 활발한 플레이도 실종됐다. 선수들 모두 참패에 할말을 잃었다.
전반 12분이 고비였다. 5-5로 팽팽히 맞서다 무더기 골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이 6분 동안 한 점도 못 넣는 사이, 일본은 차곡차곡 점수 차를 벌리며 달아났다. 11-14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대역전극을 노렸다. 그러나 시동이 너무 늦게 걸렸다.
22-27로 뒤진 종료 7분여를 남기고 한국은 문필희(28)가 2골, 유은희(20ㆍ이상 벽산건설)가 1골을 몰아치며 25-27로 따라붙었다. 다시 후지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유은희가 26분과 27분 연속골을 터뜨려 27-28로 턱 밑까지 추격했다.
종료 1분 전 점수는 28-29. 그러나 종료 3초를 남기고 마지막 날린 회심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면서 무릎을 꿇었다. 이 감독은 "실수가 많았고 슈팅 난조가 있었다는 것 외에는 따로 패인을 찾을 수 없다"며 답답해 했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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