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대표팀의 '우생순 재현'은 일본에 막혀 멈췄지만, 남자대표팀이 눈부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쉬움을 씻어 줬다.
한국 남자 핸드볼대표팀은 26일 중국 광저우의 화스체육관에서 벌어진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 이란과의 경기에서 32-28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산대회 이후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1986년 서울대회부터 2002년 부산대회까지 5연패의 업적을 이뤘던 한국은 4년 전 도하대회에서 편파 판정에 발목이 잡혀 4위에 그친 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최강으로서의 입지를 확인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리드를 잡은 뒤 끝까지 역전을 불허하며 어렵지 않게 금메달을 땄다. 전반 9분께 6-1로 달아났고, 전반 종료 때 스코어는 16-9였다. 후반 시작 후 6분간 무득점에 그치는 사이 이란이 4골을 내리 넣어 16-13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윤경신의 연속골로 다시 점수차를 6점으로 벌렸다. 1990년 베이징대회부터 국가대표로 뛴 간판스타 윤경신(6점)은 6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 끝에 국가대표로서 5번째 금메달을 챙겼다.
이태영과 정의경이 각각 9점, 8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고, 최후방의 골키퍼 박찬영은 28개의 슈팅 가운데 13개를 막아내는 '거미손' 선방으로 이란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전날 여자대표팀이 준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뜻밖의 패배를 당한 터라 남자대표팀의 여유로운 승리는 더욱 빛났다. 여자대표팀은 26일 3, 4위 결정전서 카자흐스탄을 38-26으로 대파하고 동메달을 획득,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광저우=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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