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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예상합격선 제공"… 자료 신뢰도·서열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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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예상합격선 제공"… 자료 신뢰도·서열화 논란

입력
2010.11.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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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총장 협의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수험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점수와 내신 성적, 지원 희망 대학의 학과 등을 입력하면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진학지도용 소프트웨어를 일선 고교에 제공하기로 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 정보전에서 사교육 업체들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자료의 신뢰도 문제와 대학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대교협 관계자는 24일 "전국 350여곳의 고교로부터 지난해 입시 자료와 올해 수험생의 가채점 결과를 분석해 이를 고교 진학지도 담당 교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능 점수 만으로 합격선을 예측하는 입시 학원의 배치표는 다양한 대입 전형 요소를 반영하지 못해 부정확한 정보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반면 대교협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는 수능 영역별 점수와 내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한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교협의 자료는 지난해 고교의 대입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능 성적과 내신 등급, 해당 학생이 지원한 대학과 학과, 합격 및 불합격 여부 등이 담긴 자료들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 비슷한 성적을 얻은 수험생들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진학지도용 소프트웨어는 재학 중인 수험생의 가채점 결과를 대교협에 제공키로 한 협력학교의 진학상담 담당교사에 한해 보안서약서를 작성한 뒤 제공받을 수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7만여건의 자료가 축적돼 있는데다 올해 대입 요강이 바뀌는 부분도 반영돼 신뢰도가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른 견해가 적지 않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입시와 올해 입시는 전형 방법은 물론이고 모집 인원과 경쟁률도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지난해 자료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가 얼마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과 올해 수능의 난이도가 달라 중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도에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선 대학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교협이 수험생들에게 입시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참고자료일뿐 정확하다고 보진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 자료가 공개되면 대학서열화가 조장될 수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정부의 사교육 절감 대책에 부응이라도 하듯 대교협이 지나치게 학원 흉내를 내고 있다"며 "굳이 대교협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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