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업난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미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달(3일 개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3.5%(6월 제시) 에서 2.4~2.5%로 최대 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내년 성장 전망도 기존 3.5~4.2%에서 3.0~3.6%로 크게 수정했다.
AFP통신은 24일 연준의 이 같은 전망치 조정에 대해 "실업률이 올해 안에 9.5% 아래로 내려갈 조짐이 없고, 내년에도 8.9~9.1%의 높은 실업률을 예상하는 만큼 연준이 성장률 전망을 새롭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실업률이 떨어지는 속도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며 "아쉽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는 2012년에도 1,500만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미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업난은 나아지기 힘들다"고 밝혔다.
연준은 다만 2012년 성장률은 6월에 제시했던 3.5~4.5%보다 약간 높은 3.6~4.5%로 미세하게 높여 잡았다. 또한 2013년 성장률은 3.5~4.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FOMC회의에서 다수의 연준 이사들이 6,000억 달러의 자금을 국채매입을 통해 시장에 새롭게 푸는 양적 완화 계획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내세웠으며, 일부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약세 우려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회의에서 벤 버냉키 의장을 포함한 11명의 이사가 양적 완화 시행안을 놓고 투표를 한 결과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하지만 23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표결에 앞선 토의에선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한 격론이 오갔다. AFP는 "몇몇 이사들이 6,000억 달러 양적 완화는 경기회복에 오직 한정된 효과만 줄 것이라며 반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 연준총재는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재정 불안을 부를 수 있다"며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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