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28ㆍ전북)이 '골 넣는 수비수'의 진면모를 확인시키며 팀의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조성환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리그 3위를 확보한 전북은 정규리그 1위 서울, 2위 제주에 이어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K리그 대표로 출전할 자격을 손에 넣었다. 조성환은 경남 FC와의 6강 플레이오프(2-0)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골을 작렬하며 '완산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전북은 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에닝요가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는 페널티 지역 오른쪽 측면에 있던 박원재의 머리를 거쳐 문전으로 연결됐고 골지역 정면에서 조성환이 헤딩슛, 성남 골 네트를 갈랐다.
지난 7월 전북 유니폼을 입은 이후 받았던 의혹의 시선을 완전히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조성환은 프로 데뷔 10년 차의 베테랑이다. 누구와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신고를 졸업한 2001년 명문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 시즌부터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했다. 당시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서도 기량을 점검 받을 정도의 유망주였다.
2005년 포항으로 둥지를 옮겼다. 유니폼을 갈아 입은 후 부상으로 활약이 미미했지만 2006년부터 붙박이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고 2007년에는 K리그 챔피언 등극의 감격을 맛봤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08년 1월 '허정무호'의 데뷔전이었던 칠레와의 대표팀 친선 경기에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J리그 진출이 독이 됐다. 조성환은 2009년 1월 일본 2부리그 콘사도레 삿포로와 1년 계약을 맺었다.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쯤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고 K리그로 돌아왔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선이 조성환의 뒤를 따라 다녔다. 조성환은 전북 입단 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덩달아 팀 성적도 심한 기복을 보였다. 조성환을 영입한 최 감독의 용병술은 실패로 귀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조성환은 빅 매치에서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20일 경남과의 6강 플레이오프 전반 10분 결승골을 작렬한 조성환은 성남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28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다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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