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더블딥은 없을 것입니다. 세계 경제에서 더 큰 리스크는 유럽의 재정위기라고 봅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과 국가경제보좌관을 역임한 로라 타이슨 UC버클리 하스경영대학원 교수는 현재 미국과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현재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BERAB)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타이슨 교수는 29, 30일 한국일보 주최로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여성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타이슨 교수는 컨퍼런스 첫날 1세션(여성과 글로벌 경제: 비스니스의 기회와 전망) 기조연설을 통해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전망과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그는 24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엄청난 위기를 겪었는데도 세계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발호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하원의 공화당 장악으로 미국 정치권 분위기가 냉각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경기부양책은 올해 말 끝날 것이다. 진짜 관건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의 감세 정책과 실업수당 장기간 지급에 대한 논쟁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여부다. 공화당은 큰 정부는 나쁘고 대규모 (재정)적자도 좋지 않다는 기조를 갖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어떤 아젠다를 내세워야 할지에 대해 확고하지는 않다. 그래서 전망하기가 어렵고, 교착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의회에서 무역제재 법안을 가결하는 식의 무역장벽 위험이 좀더 고조될 것으로 보는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결렬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두 정부가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지만 미 의회에서 (한미 FTA뿐 아니라 여러) FTA에 대한 선호도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어떻다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더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위안화 등) 환율 이슈가 제기됐다. 환율 문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계속 중요하게 남아 있을 것으로 보는가?
“현재 미국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고용 창출이다. 의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미국이 현재 G20에 접근한 방식은 제대로 된 방향이라고 본다. 다만 대규모 경상수지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상적으로는 각 국가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의 불균형 크기를 줄이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중국도 GDP의 최고 10%에 이르렀던 흑자 수준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태세가 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중국은 경상 흑자를 줄이기 위해 도시화나 내수 소비를 진작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얼마나 빨리 그것이 이뤄질 것인가 의문이다.”
-아시아에선 미국이 ‘더블딥’ 침체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나는 더블딥 침체를 우려하고 있지 않다. 글로벌 경제에서 우려할 만한 것은 유럽의 불확실성, 즉 국가부채와 은행부채 같은 것이다.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더블딥 침체가 아니라 느린 회복을 전망한다. 소비자 신뢰도 상승처럼 상황이 점차 개선되는 여러 조짐이 있다. 4분기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
-미국 달러의 향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미국 경제가 좀더 나아지면 미국 달러도 강해질 것이다. 나는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따라서 미래에 지금보다 약한 달러가 아니라 강한 달러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여성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무엇을 발표할 예정인가?
“미국경제나 글로벌 경제, 보호무역주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다루는 연설을 할 것이다. 2009~2010년 겪었던 가장 극적인 하강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의 발호는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 격차 보고서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한국의 일터에는 큰 성 격차가 아직도 존재한다.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간단하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대학에 진학하는 여성의 수가 남성의 수보다 많고 학부는 물론 석사에서도 그렇다. 여성들이 재능을 닦을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 국가의) 효율과 경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캐시 로즈 A 가르시아 코리아타임스 기자 cathy@koreatimes.co.kr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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