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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北엔 "추가도발 불용" 무력시위… 中엔 "北방치말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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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北엔 "추가도발 불용" 무력시위… 中엔 "北방치말라" 압박

입력
2010.11.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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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핵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톤급)가 참여하는 한미연합훈련을 28일 서해에서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불거진 한반도 긴장 사태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하는 역내 갈등 구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가 24일 밝힌 한미연합훈련의 개요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해에서 미 조지워싱턴 항모강습단이 참가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훈련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통상 한미 해군의 연합훈련은 태안반도 이남 해상에서 진행돼 왔다. 특히 미 항모가 참가하는 해상 연합훈련에서는 대잠, 함대함, 공대함훈련 등 해상과 공중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전투에 대비하는 훈련이 실시된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7함대 소속인 조지워싱턴호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기지를 떠났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이번 연합훈련이 연평도 포격이 발생하기 전부터 계획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조지워싱턴호 항모전단이 지난해 10월에도 서해 공해상에서 유사한 작전을 펼치는 등 미 항모의 서해 훈련이 통상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 통화 등 연합훈련 발표 과정을 종합해 보면 이번 훈련의 성격이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 및 중국에 대한 압박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연합훈련이 미리 계획됐다는 한미의 공식 설명은 지난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에서 갖기로 했다가 여러 차례 연기된 훈련이 이번에야 진행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반면 여러 번 연기됐던 서해 훈련 실시가 하필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다음 날인 이날 확정됐다는 사실은 두 사안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조지워싱턴호를 이번 기회에 전격 투입하기로 한미 간 이해가 일치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는다.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항모가 참가하는 연합훈련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중국에게는 더 이상 북한을 내버려 두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추가 공격을 막는 한편, 중국이 제멋대로 구는 동맹국(북한)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미국이 중국 영토 근처에서 앞으로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입장에서 전격적인 항모 파견 결정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천안함 사태 발생 이후 몇 달이 지난 여름에야 뒤늦게 서해 항모 파견이라는 수를 쓰려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동해 훈련으로 바꾼 점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실기(失期)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훈련 취소가 아닌 연기라는 해명으로 몇 달을 보낸 상황에서 이번 연평도 포격은 항모를 서해에 보내기에는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계기인 셈이다. 동북아시아에서 더 이상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간선거에서 대패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입지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의도가 명확해진 만큼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것도 중국으로서는 당황할 만한 기습 강공이다. 미국은 이날 오후 훈련 일정을 중국에 통보했으며, 한미연합사령부도 북한에 훈련 일정을 통보할 예정이다. 선택에 직면한 중국의 대응, 북한의 반발 정도가 향후 한반도 및 동북아 긴장 상황의 전개를 가름할 전망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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