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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장터서 와인 대접한 외국인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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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장터서 와인 대접한 외국인 사장님

입력
2010.11.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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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 강원 강릉시 옥계보건소 앞 전통 5일장. 검정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의 한 외국인이 장터를 찾은 주민들에게 축제를 상징하는 보졸레누보 와인을 따라주며 인사를 건넨다. 와인 잔을 부딪치며 ‘건배’ ‘위하여’를 외치는 한국말 솜씨도 유창하다. 강릉 옥계면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라파즈 한라시멘트의 미셀 푸셔코스(53) 대표다.

이 파란 눈의 CE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골장터를 직접 방문해 와인잔치를 열었다. 그는 “지역 주민들에게 부족하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로 이렇게 잔치를 열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되레 우리가 지역주민들께 융숭한 대접을 받아 올해는 맛이 최고로 좋은 와인을 준비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곁에 섰던 한 회사 관계자는 “사장님이 며칠 전부터 직접 한복을 챙겨 손질할 정도로 이곳 주민들과 행사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날 이용기 강릉시의원을 비롯한 지역인사와 장터를 찾은 주민 350여명이 갓 수확한 포도로 만든 프랑스 산 보졸레 누보 와인을 즐겼다. 주민 김옥자(61)씨는 “전통 장터에서 즐기는 와인은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행사의 당초 취지는 전통 5일장 활성화였다고 한다. 시장이 활성화함으로써 기업과 공장 주변 주민들도 덩달아 화합하자는 거였다. 지난해 2월 부임한 푸셔코스 대표의 아이디어였다고 라파즈측은 전했다.

이날 주민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라파즈 한라 임직원들에게 옥계산 막걸리와 파전 등을 대접했다. 장터 곳곳에서 악단공연, 투호놀이, 떡매치기 등 전통체험 행사도 열렸다. 푸셔코스 대표 내외와 프랑스 본사에서 온 임직원들도 직접 파전을 부치고, 떡메를 치는 등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직원들과 주민들은 와인에 파전을 마시며 한껏 즐겼다.

푸셔코스 대표는 “올해 잔치는 회사와 지역주민 간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지금까지 지역주민들이 보여준 관심을 생각해 보다 많은 상생 발전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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