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조4,0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수백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우리은행 전 부동산금융팀장 천모(47)씨와 정모(47)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을 통해 부정 대출받은 돈을 횡령한 B 부동산 시행사 대표 이모(53)씨를 구속하고, 이 회사 공동대표인 중국동포 민모(5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천씨와 정씨는 2008년 중국 베이징에 오피스텔 건설사업을 하는 B사에 다른 금융기관이 지급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3,800억원을 대출해주는 등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외 부동산개발사업 8건에 1조4,534억원의 PF대출을 해주면서 천씨는 B사로부터 현금 39억6,000만원과 B사의 주식 30%(180억원 상당)를, 정씨는 B사와 또 다른 부동산 시행사 D사로부터 현금 13억8,700만원과 골프장 회원권(1억5,0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천씨는 중국 오피스텔 건설사업 관련 PF대출 적정성 심사 과정에서 부동산투자실무협의회 의원의 서명을 위조해 대출 승인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 부동산 시행사 대표인 이씨는 수년간 우리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가운데 344억원을 자신의 채무 변제나 세금 납부 등을 위해 횡령했으며 공동대표인 민씨도 베이징 오피스텔 건설사업 대출금 중 623억원을 빼돌려 아파트 구매 등에 사용했다.
경찰은 D 시행사도 우리은행 간부들에게 분양권을 무상으로 공여하고 수천억원대 부정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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