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제협약에 의해 거래가 제한된 캐비어(철갑상어 알을 소금에 절인 가공품)를 해외에서 몰래 들여와 불법 유통시킨 혐의(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로 이모(50)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에게 캐비어를 납품 받아 손님에게 판 국내 유명호텔 구매담당 직원 김모(38)씨 등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06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러시아와 프랑스에서 캐비어 204㎏(시가 7억2,200만원 상당)을 밀반입해 호텔 등에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현지에 가서 캐비어 캔을 가방에 담아 항공편으로 입국하거나 부산항을 오가는 러시아 선박을 통해 몰래 캐비어를 넘겨받았다.
조사결과 러시아에서 들여온 26㎏은 환경부 장관의 수입허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신고필증을 받지 않았고, 프랑스산 178㎏은 ‘멸종위기에처한동식물의국제거래에관한협약’(CITES)에 따른 현지 당국의 수출허가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500ｇ당 100만원에 사들인 러시아산 캐비어를 자체 제작한 30ｇ들이 캔에 재포장해 캔당 17만원을 받고 호텔 등에 팔았고, 호텔 등에서는 30ｇ당 30만원의 비싼 가격에 손님에게 제공했다. 경찰은 “김씨 등 구매담당 직원들이 수입신고필증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거래했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어는 CITES에 의해 나라별로 수출량이 정해져 있고, 국제거래를 할 때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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