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GM대우차의 전신인 대우차는 국내 준대형, 대형 차급을 석권했던 업체였다. 대형은 '대우', 소형은 '현대'라는 말도 있었다. 최근 출시된 GM대우차의 알페온은 이 같은 옛 명성을 되살릴만한 차다. 실패의 쓴맛을 보았던 배리타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어울린다.
실제로 출시 두 달 만에 알페온(1,285대)은 판매에서 기아차의 K7(2,778대), 현대차의 그랜저(2,003대)와 함께 준대형 3인방을 형성하고 있다. 2.4모델 출시를 계기로 이달에는 모델변경을 앞둔 그랜저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시승한 알페온은 3.0모델. 일단 외관이 중후하다. 준대형 차급이 회사 임원, 중소기업 CE0까지 타는 차급임을 감안하면, 경쟁모델인 K7의 유려함과 대비되는 중후함이라는 대립각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실내 디자인은 변화를 실감케 한다. 계기판을 중심으로 실내 전면을 가로지르는 선은 미국차 특유의 둔탁함과는 거리가 멀다. 실내 공간도 여유롭다. 동급 최대 길이(4,995㎜)를 확보한 탓이다. 트렁크에는 골프백 4개가 실을 수 있다. 12방향으로 조절되는 천연 가죽 소재 운전석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시동도 부드럽게 걸린다. 남산 순환도로의 언덕길과 커브 길을 달리는 동안 조향력과 제동력에서도 딱히 흠을 잡기 어려웠다. 돋보이는 것은 소음 차단. 강변북로와 경부고속도로의 고속 구간에서도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GM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소음방지 장치를 적용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또 외관의 느낌처럼 고속주행 시에는 밑으로 깔리는 듯 한 안정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무게가 1,785㎏으로 경쟁업체의 동급 차종에 비해 100㎏ 이상 무겁다. 때문에 6기통 직분사 엔진에도 불구하고 날렵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다. 리터당 9.3㎞. 이달 출시된 2.4모델은 리터당 10.6㎞.
가격은 3.0모델이 3,662~4,087만원. 2.4모델이 3,040~3,210만원.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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