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도주한 중국동포가 신변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2일 서울 금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모 여관에서 달아난 절도 피의자인 중국동포 김모(4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숨지기 일주일 전인 3일 오후 서울 금천구 가산동 모 상가 건물에서 옷을 훔치다 점원에게 붙잡혀 인근 지구대로 인계됐다. 지구대 경찰관은 김씨의 가방에서 옷이 여러 벌 더 발견되자 김씨를 다시 상가 건물로 데려가 상인들과 대질심문을 벌였고 이 과정에 김씨는 경찰의 감시소홀을 틈 타 수갑을 찬 채 도망쳤다. 도주 당시 관할 지구대 경찰관 2명이 동행한 상태였다.
경찰이 전담반을 편성, 김씨 행적을 쫓는 와중에 김씨는 도주 1주일 만에 가리봉동 모 여관에서 수백여알의 수면제를 먹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자살 직전 지인에게 "전과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두려워 자수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가족들을 중국에 두고 홀로 입국해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건설현장에서 일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나마 일도 없다"고 지인들에게 푸념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도주 현장에 동행했던 경찰관 2명은 1개월 감봉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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