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한국 육상은 올해 '인간 탄환'들의 고무적인 기록 경신 행진으로 28년 만에 남자 100m에서 메달을 기대했다.
지난 4월 김국영(19ㆍ안양시청)이 31년 만에 100m 한국 기록을 10초23으로 단축시켰다. 또 비록 뒷바람이 초속 2m를 초과해 공식 기록으로 공인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전국실업육상선수권에서 김국영과 여호수아(인천시청), 전덕형(경찰대)이 10초17, 10초18, 10초19를 찍는 등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그 동안 아시아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의 단거리 육상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무너졌다.
한국 단거리의 간판 김국영과 임희남(광주시청)은 22일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준결승에서 각 10초51, 10초46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100m에서 28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렸던 한국 육상은 또다시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3조 1레인에서 뛴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은 전날 예선과는 달리 출발 속도가 7명 중 가장 빨랐다. 전날 스타트블록 적응에 애를 먹은 김국영은 0.143초의 출발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준결승에서는 0.131을 기록하면서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김국영은 172㎝의 단신임에도 50m까지 건각들과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지만 후반부부터 처지기 시작했다.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임희남은 결국 조 5위로 들어왔고, 준결승 3개조 합계 순위에서 12위에 머물렀다. 1조에서 뛴 임희남은 10초46을 찍었지만 전체 순위 9위가 돼 아쉽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들어선 김국영은 "실력이 안 됐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아시아게임에서도 쩔쩔매는 걸 보면 준비해야 할 게 많다는 걸 배웠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달 진입에 실패한 김국영은 '경험 부족'을 가장 큰 패인으로 꼽았다.
그는 "경험부족이 컸다. 쟁쟁한 선수들과 뛰면서 긴장한 나머지 몸에 힘도 들어갔고, 어떻게 뛰어야 할지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육상 100m 결승에서는 라오 이(중국)가 10초2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이날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김유석(대구시청)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석은 결승에서 5m30을 넘어 중국의 양얀셩(5m50)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의 레오니드 안드레예프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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