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좁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밭'인 볼링은 이번 2010 광저우 대회에서도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은 22일 금메달 3개를 추가하며 이날까지 나온 10개의 금메달 가운데 6개를 쓸어 담았다. 한국이 '금빛 스트라이크'로 아시아 정상을 지켜내는 데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존재했다.
볼링 경기가 열리고 있는 텐허 볼링홀에는 중국 선수들을 찾기가 힘들다. 아시아 스포츠 최강국인 중국의 볼링 인구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 덕에 한국의 남녀 볼링은 가장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과 경쟁을 피할 수 있게 됐고, 결국 대회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중동의 견제도 쉽게 뿌리칠 수 있어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남자의 경우 파워가 빼어난 중동 선수들이 위세를 떨치지만 여자는 복장 규정으로 인해 중동 국가들이 대회에 참가하기를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중국에서 볼링의 인기가 없는 이유는 이웃나라 대만의 영향이 크다. 대만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강국이었다. 자신들의 지배 하에 있었던 대만이 잘 하는 종목이라는 이유로 중국에서 볼링의 저변 확대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볼링 관계자는 "중국은 대국의 자존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만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볼링을 치는 것을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남녀 단체전 6명의 수를 채우지 못했고, 각 4명만으로 선수단을 꾸려야 했다.
중동 여자 선수들은 이슬람의 종교적인 이유로 노출을 꺼려 반바지나 치마를 입어야 하는 규정이 있는 볼링에 그동안 출전하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배려로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중동 여자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기량은 수준 이하였다.
새로운 레인 적응과 개인당 10개의 볼링공 준비도 한국의 금빛 원동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한국에는 없는 새로운 레인 적응을 위해 광저우 전지훈련을 통해 현지 적응을 마쳤다. 또 한국은 개인당 볼링공 10개를 공수해 와 그중 레인에 적합한 공 6개만 추려 경기구로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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