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를 놓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언론들의 반응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에 중대한 위협이지만 놀라운 카드는 아니다"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우라늄 농축활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미국 정부는 이미 북한의 우라늄 농축 움직임을 일정 수준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분야 관리는 "미 정보기관은 수년 전부터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WSJ에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정부가 파악한 정보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방문한 핵시설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헤커 소장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처음으로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21일 과연 누구의 도움으로 원심분리기 설치가 가능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 측은 헤커소장에게 네덜란드의 알메로나 일본의 로카쇼무라 원심분리기를 모델로 자체 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NYT는 원심분리기 외관이 이란 나탄즈에 있는 핵연료 농축시설과 유사하다면서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들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해외 언론들은 또 북한 비핵화 압박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북한의 핵개발을 단념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이 비참한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북한의 핵폭탄 제조 접근경로가 플루토늄에서 우라늄으로 바뀌었다"며 "이번 사건의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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