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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씨앗 통장' 후원의 날 행사/ "불어나는 통장 볼때마다 희망이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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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씨앗 통장' 후원의 날 행사/ "불어나는 통장 볼때마다 희망이 쑥쑥"

입력
2010.11.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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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 저에게는 아빠 같은 존재인 거 아세요. 저에겐 해 주셨던 좋은 말씀이 잔소리 같이 들릴 때도 있었지만요.”(엄효진ㆍ가명ㆍ18ㆍ여)

“매달 통장을 볼 때마다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어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어른들 말씀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아요.”(권희동ㆍ가명ㆍ14)

아빠 엄마 품 안에서 세상 걱정 없이 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지만 엄양과 권군은 또래 아이들과 사정이 사뭇 다르다. 부모와 함께 살 수 없어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이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역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은 누구 못지않다. 제2의 아버지, 어머니 같은 후원자들이 이들을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서울 대방동에서 ‘디딤씨앗통장 후원의 날’ 행사를 열어 희망의 불씨를 지펴 주는 후원자와, 이들 덕분에 새로운 꿈을 키워 가는 아이들 70여명씩을 한자리에 모았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아이들이 후원자에게 감사의 편지를 읽는 순서. 후원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녀 감사 편지라도 되는 듯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디딤씨앗통장이란 아동복지시설에 있거나 소년ㆍ소녀가정인 17세 이하 아이들이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중 일부(1만~3만원)를 매월 이 통장에 저축하면 정부가 같은 금액을 추가로 넣어 아이들이 자신이 저금한 돈과 정부에서 받은 돈을 적립할 수 있게 하는 자산형성지원사업. 올해 4회째를 맞는다. 통장 이름은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실현하는 디딤돌이 되는 종자돈이라는 의미에서 이 같이 붙여졌다. 설립 초기 생소한 탓에 가입자가 많지 않았지만 그 의미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면서 등 3만8,000명씩의 후원자와 아이들이 가입했다.

디딤씨앗통장의 생명은 역시 후원자의 따스한 지원이다. 당초 생면부지의 아이들을 누가 금전적으로 지원해 주겠냐는 회의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 사회엔 의외로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아는 후원자들이 적지 않았다.

후원자는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업 개인까지 다양하다. 충북 청주시는 엄양과 같은 관내 아이들 561명에게 지난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매월 2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후원자들을 소개해 줬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아모텍은 올 2월부터 부모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188명에게 매월 3만원씩 후원하고 있으며, 이들이 성인이 되는 대로 특별채용도 약속했다. 청소년 장학사업을 펴고 있는 권정순재단은 3월부터 매월 109명에게 3만원씩을 통장에 적립해 주고 있다. 매월 30만원의 목돈을 지원하는 성상준(대구 동구 신서동)씨, 매월 20만원씩 적립해 주는 이금희(경기 성남시 수내동)씨 등 개인 후원자의 성원도 답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은 아이들에게 작지만 큰 희망을 키워 주고 있다. 5세 때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와의 이별로 시설에 입소한 후 통장으로 꿈을 키워 가는 정모군,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이모군 모두가 희망이 있기에 행복하다.

홍보대사인 오상진 MBC 아나운서는 “이 통장이 어릴 적 읽었던 처럼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자립 의지를 키워 주는 희망 주머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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