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뉴질랜드 남섬 웨스트코스트의 탄광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지하 200m에 매몰된 광부 29명이 사흘째가 되도록 구조돼지 못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33명 칠레광부의 기적’을 다시 한번 고대하고 있지만 메탄과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갱도를 채워 생존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1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구조대 16명이 광산진입을 시도하다 유독가스와 또 다른 폭발이 발생할 위험성이 커져 철수했다. 사고 광산업체 ‘파이크 리버’의 피터 휘틀 최고경영자(CEO)는 “당국이 채취한 지하 공기 샘플에서 석탄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이 연소해 일산화탄소가 발생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당국은 정확한 유독가스량을 측정하기 위해 구멍을 뚫고 있다.
사고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게리 놀즈 총경은 “구출작전을 시작하기에 안전하지 않다”며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지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당국이 애써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지하 상황이 사람이 생존하기에 어려운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칠레 광부들이 69일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금ㆍ구리 광산의 특성상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매몰광부들은 사고직후 30여분간 지상과 교신했으나, 그 후 침묵만 이어지고 있다. 지하로 연결된 유선전화기가 계속 울리고 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이 광산은 출구가 2개이고 대피소도 있으며 현재 지하로 물과 압축 공기를 내려 보내고 있기 때문에 매몰자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다. 매몰된 광부들은 17~62세이며 17세 소년은 사고가 발생한 날 처음 광부 일을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