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융권에 대형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두 ‘대형 딜’이 윤곽을 드러내면, 금융권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짓고, 최고 경영진의 최종 인수 결심만 남겨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론스타와의 대략적인 가격협상은 사실상 끝이 났으며 22일 실사를 마치면 인수 여부를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부 협상이 순조롭게 될 경우 이르면 23일에 인수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던 산은금융지주가 발을 빼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이날“정부와 논의한 결과 민영화를 추진하는 현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만약 하나금융이 외한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총자산 규모 316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지주사가 된다. 이는 우리금융(332조원)과 KB금융(329조원)에 이은 3대 지주사로 신한금융(310조원)도 제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국내 은행은 4대 지주사 체제로 완전히 굳어질 것”이라며 “향후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민영화 계획과 농협의 금융부분 강화 정책과 맞물려 국내 은행권은 급속한 시장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향배도 관심이다. 정부는 26일 우리금융 인수에 관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접수한다. 우리금융 인수 후보로 꼽히던 하나금융이 외한은행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독자생존을 추진 중인 우리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 우리금융은 4~5개 과점주주를 구성해 예보 지분을 분산 매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7조원에 가까운 투자확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56.97%ㆍ19일 시가총액 기준 약 6조1,500억원)을 인수하고도 남는 규모다.
하지만 만약 우리금융 단독 입찰이 될 경우 2곳 이상의 경쟁 입찰 원칙에 위배돼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문제.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 사모펀드와 일부 해외 은행이 입찰 참여를 타진하고 있어 경쟁입찰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정부가 우리금융의 독자 생존 방안을 용인해 줄지, 아니면 KB금융 등 다른 인수 경쟁자가 나타날 지 여부가 민영화 판도를 좌우할 것이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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