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대외활동의 보폭을 부쩍 넓히고 있다. 그간 현안 언급을 자제하고 미니홈피와 트위터를 통한 소통에 주력해 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이전부터 계속 해오던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말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 친이계 의원들과의 소통 강화, 감세논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 여기에다 주말과 휴일에 걸쳐 자신의 지지자들을 챙기는 박 전 대표 최근 행보를 “대선 레이스를 앞둔 몸풀기”라는 것 외에 달리 해석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박 전 대표는 20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포럼부산비전’ 창립 4주년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포럼부산비전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박 전 대표의 외곽 지지 조직. 이날 행사엔 회원 700여명 외에 서병수 유기준 박대해 허원제 이종혁 유재중 이진복 현기환 김세연 이정현 이학재 의원과 김병호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행사 후 지역 인사들과 만찬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서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중요한 시기”라며 “저도 골고루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21일에는 경기 화성의 한 농장에서 팬카페 ‘호박가족’ 회원 300여명과 함께 배추 등을 수확했다. 박 전 대표는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1시간30분 동안 수확 작업을 거들었다.
다른 여권 ‘잠룡’들도 꾸준히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20일 6ㆍ2 지방선거 때 김문수 경기지사 캠프에서 활동한 차명진 의원 등 100여명은 수원 광교산에 올랐다. 이들이 다 함께 자리를 같이한 것은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김 지사는 이날 산행에는 불참했지만 지난 13일 ‘문수사랑’ 등 8개 팬카페 회원 1,000여명과 광교산에 오르는 등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해외에서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머무는 동안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을 만나고 대표 시절 당직을 맡은 의원들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대선 행보를 위한 지반 다지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정 전 대표의 대권행보는 월드컵 유치 결과가 나오는 내달 2일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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