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만든 젊은 미술가들을 가리키는‘yBa’(young British artists)의 일원, 개빈 터크(43)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첫 국내 개인전을 열고 있다. 터크는 1991년 왕립예술학교 졸업전에서 텅 빈 스튜디오 공간에 ‘개빈 터크/조각가/여기서 작업하다 1989-1991’라고 쓴 기념패만 설치했다가 학위를 받지 못한 일로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1997년 거물 수집가 찰스 사치가 기획한 ‘센세이션’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예술의 가치와 본질, 예술가의 정체성 등이다. 앤디 워홀, 체 게바라, 엘비스 프레슬리, 요셉 보이스 등 유명 인물로 분장한 자신의 모습을 사진과 조각으로 표현한 작업들은 명성이 예술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언뜻 잭슨 폴록의 작품처럼 보이는 추상회화는 터크가 자신의 서명을 무수히 겹쳐 완성한 것이다. 씹다 버린 껌이나 먹다 남은 사과 모양의 브론즈 조각은 쓸모없는 사물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2월 12일까지. (02)549-7575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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