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부산에서는 '기후 변화와 해양의 도전'을 주제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 국제심포지엄 겸 2010 세계해양포럼이 열렸다. 세계적인 해양 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후변화와 해양의 역할, 해양 문명, 친환경 항구와 선박, 해양 생명공학기술, 해양 산업과 관광 등에 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해양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이다. 한낱 여름철 피서지로 생각하면 안 된다. 물과 산소는 우리의 생존에 꼭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잊은 채 살고 있다.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고마움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해양은 그야말로 자원의 보물창고이다. 바다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담고 있다. 인류는 생물자원 광물자원 에너지자원 수자원 공간자원 등을 해양에서 얻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해산물을 좋아한다. 바다에서 나는 것치고 먹지 못하는 것이 거의 없다. 해양 생물은 식품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도 사용된다.
특히 해양 생명공학의 발달로 해양 생물은 항암제 항생제 진통제 등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천덕꾸러기였던 불가사리까지 요즘은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고 하여 칼슘제로 이용된다. 항균제 고지혈증치료제 혈전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개발에도 쓰인다. 식용으로만 하던 홍합은 의료용 접착제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해양 생물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관리만 잘하면 번식하여 스스로 보물단지를 채우니 화수분이 따로 없다.
산업 발달로 광물자원 소비가 늘면서 육상 광물자원의 고갈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그 해결책 중 하나가 심해저에 잠자고 있는 광물자원의 개발이다. 심해저의 망간 단괴나 망간각, 해저 열수광상에서는 산업적으로 유용한 다양한 금속을 얻을 수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역시 해저 매장량이 엄청나다. 미래의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파력(波力)과 조력(潮力), 조류, 온도차, 해상 풍력 등은 해양에서 얻을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이다.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물 수요가 점점 늘어나 많은 나라에서 물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자원 고갈은 엄청난 양의 물이 있는 바다에서 해결할 수 있다. 해수는 담수화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이 된다. 바다는 인류의 부족한 생활공간 문제도 해결할 것이다. 이미 인류는 바다를 생활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바다 속에 호텔을 짓고 있고, 수중도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중생활은 더 이상 상상의 세계가 아니다.
바다의 혜택은 단지 자원을 얻는 것뿐만은 아니다. 해양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처음 생겨난 고향이다. 해양이 있어 지금 지구가 온갖 생명체로 넘쳐나게 된 것이다. 해양은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생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도 다 바다 덕분이다. 바다는 물류의 중요한 통로이며,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양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전남 여수에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는 해양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자, 바다와 친구하는 흥겨운 놀이터가 될 것이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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