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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책 제목 짓기, 그 괴로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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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책 제목 짓기, 그 괴로움에 대해

입력
2010.11.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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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매일 사표 쓰고 싶다. 이놈의 제목 때문에.'

격주간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 283호(11월 5일자) 특집인 '독자를 유혹하는 제목' 중 한 꼭지의 제목이다. 독자를 '한방에' 사로잡을 책 제목을 짓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편집자의 얼굴이 떠올라 안쓰럽다.

이 특집은 <정의란 무엇인가> <빌린 책, 산 버린 책> <팬티 인문학> <1Q84> 등 28권의 제목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각 책의 편집자가 직접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과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도 신선하고 강렬한 제목을 짓기 위해 고치고 또 고치며 씨름한 과정이 생생하다. 정직하게, 강렬하게, 궁금증이 생기도록, 원제의 힘을 믿고(번역서의 경우), 입에 착 감기게, 가슴 한복판에 직구를 던지고 싶다, 등등 저마다 작명에 선택한 전략과 기대는 다르지만, 독자를 유혹하려는 열정은 마찬가지다.

이번 주 신간 앙드레 버나드의 <제목은 뭐로 하지?> 도 유명한 책 제목들의 숨겨진 이야기다. 엉뚱하거나 기발한 제목들의 사연, 제목을 두고 작가와 편집자 사이에 벌어지는 실랑이 등이 흥미롭다.

책의 제목은 말하자면 자석 같은 것이다, 독자를 끌어당기는. 너무 고지식하면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반대로 너무 선정적이면 정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눈에 반하게 하든, 두고두고 생각나게 하든, 그 바탕에는 독자와 소통하려는 진지한 열망이 깔려 있다. 연애편지를 쓰는 심정이 이와 비슷할까.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라고 간절히 호소하는.

책의 홍수 속에서 책쟁이들의 제목 짓기 분투는 갈수록 격렬해진다. 제목 한 줄에 깃든 그들의 노고를 기억하자.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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