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등 개인적인 활동의 편차를 인정해 계약 조건을 다양화한 교수 임용을 적극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교육, 공연, 음반 제작 등 3박자를 부지런히 수행중인 서울대 음대 백주영(34) 교수가 강의실과 연주장 간의 긴장을 풀 방안으로 제시한 대안이다. “오죽하면 교수직은 연주자에게 무덤이라고 하겠어요? 서울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백혜선씨의 선택이 충분히 이해돼요.”
외골수로 빠지기 쉬운 클래식 연주자로서 그의 균형감은 인상적이다. 불과 열흘 간격으로 전혀 다른 무대를 갖는 것 역시 그 덕이다. 지난 14일 라벨, 슈만, 류재준 등의 낯선 현대 음악을 동생 나영(31ㆍ첼로)씨와 함께 들려준 그가 이번에는 한국 가곡을 택했다.
그는 해외에서 활동하던 중 들어와서 결혼하라는 집안의 압력을 비켜갈 방편으로 교수직 공모에 응했다. 그 결과 최연소(29세) 교수라는 별칭 하나가 따라왔다. 1대1 방식으로 10명을 집중 레슨 하는 실기 교수다. “가르치다 보면 시간과 기를 뺏기지만 발전하는 제자들의 모습에 기운을 얻죠.” 연주회가 있는 날도 개막 시간 직전까지 레슨 하게 되는 이유다.
2007년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곡 전곡(12곡)을 하루에 완주한 것은 스스로를 자극해야 한다는 내적 필요 때문이었다. 일본의 PCM매니지먼트에 소속돼 지속해온 음반 작업 역시 그 연장선이다. 브람스 협주곡 음반에 이어 바르톡, 바흐, 윤이상 등의 무반주 바이올린 음반이 그 쪽 레이블(Exton)로 잇달아 발매될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수선화’ 등 친숙한 가곡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편곡한 작품들을 들려준다. 19세기 바이올린 체루티에서 나오는 밝은 고음이 인상적이다.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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