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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이 틀렸다"… 다시 들끓는 與 '감세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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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이 틀렸다"… 다시 들끓는 與 '감세내홍'

입력
2010.11.1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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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철회ㆍ조정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의 견해차가 18일 지도부간 공방으로 다시 표출했다. 지금까지는 감세 철회 주창자들의 공격이 거셌다면 이번에는 감세 유지론자들의 날 선 반격이 나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안상수 대표로부터 마이크를 건네 받은 나경원 최고위원이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를 모두 유지하자는 나 최고위원은 “눈앞의 먹이에만 정신 팔려 머리 위의 매나 독수리를 깨닫지 못하는 참새가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판결문을 읽듯 빠른 속도로 준비해 온 문건을 읽어내려 갔다. “부자감세라는 적군의 칼이 우리 내부를 찌르니 정부여당이 겁을 먹고 끌려가고, 현재 검토되는 대안도 부자감세에 화들짝 놀라 표만 생각하는 것이다. 최고세율을 2년 유예한 만큼 이를 뒤집을 상황이나 시기도 아니다.”

그는 이어 “야당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원칙 없는 행동을 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여당은 그때그때 여론에 휩쓸리거나 포퓰리즘의 유혹에 넘어가 무책임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그는“여당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말처럼 예리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나 최고위원의 말에 개인적으로 동감하며, ‘오늘의 말’에 들어갈 만큼 명언을 했다”며 “대외 여건을 볼 때 감세 조정은 이번에 하지 않아도 되고 내년에 해도 늦지 않다”고 가세했다.

이러자 소득세∙법인세 최고구간 감세를 모두 철회하자고 주장해온 정두언 최고위원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감세 논쟁은 아주 건전하고 생산적인 논쟁이며 이게 정책정당으로 가는 길”이라며 “당이 언제 이러한 문제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현재 감세 논의는 감세를 통해 소비∙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정책기조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유예된 최고세율을 계속 유지하자는 것은 감세 철회가 아니고 감세 기조의 속도완화이므로 이 문제를 개인 철학의 문제로 지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이날 회의를 가진 뒤 보도자료를 내고 “재정건전성과 서민복지 재정소요 등을 감안할 때 8,8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추가 감세는 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법인세에 대해선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이로써 감세 논란과 관련 당내에 ▦감세 유지 ▦새로운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소득세 최고구간만 감세 철회 ▦소득세ㆍ법인세 최고구간 모두 감세 철회 등의 흐름이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22일 정책의총에서 의원들은 네 갈래 대안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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