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입시 때마다 당락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수리 점수가 이번에도 상위권 변별의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안태인 수능 출제위원장은 “수리 ‘가’형을 전년 수준으로 쉽게 출제했다”고 말했으나, 입시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때보다는 쉬웠지만 지난해 수능에 비해선 어려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난해엔 언어와 수리가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최상위권과 상위권간의 점수차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언어
지난해 수능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많다. 문학에선 윤동주의 , 고은의 , 이호철의 , 고전소설 등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들이 대거 지문으로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역법 개혁과 그레고리력의 특성’, ‘뮤지컬에 적용된 미학’, ‘컴퓨터의 자료 구조’ 등 과학, 예술, 기술 분야를 다룬 비(非)문학의 지문이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인봉 서울 잠실여고 교사는 “EBS 연계율이 높아졌지만 비문학에서 낯선 작품들이 포함돼 지난해보다 1~2점 정도 원점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리
이과생들이 주로 치르는 ‘가’형은 지난해에 비해 어려웠다. 문과생들이 응시하는 ‘나’형도 비교적 평이한 문제들이 많았지만 계산과정이 복잡한 것들도 적지 않아 체감 난이도는 올라갔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4차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한 미분 문제인 ‘가’형의 24번 문제와 수열의 일반항을 추론해 극한값을 계산하는 공통문항의 25번 문제는 풀이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는 고난도의 문제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잇다. 이금수 서울 중대부고 교사는 “예년에 비해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지만 상위권 학생을 변별할 수 있는 문제가 눈에 띄었다”며 “결국 최상위권 대학 지원생의 당락 여부는 수리 영역의 점수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외국어 영역의 최근 출제 경향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끼는 빈칸 추론 문제가 6개나 출제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어려웠다는 평가다.
수능 출제본부 관계자는 “시험의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글의 분위기를 묻는 문항 대신 빈칸 추론 문제를 확대했으며 정확한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어법 및 어휘 문항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어휘 유형에서는 그림을 통해 어휘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문항 대신 문맥상 부적절한 어휘를 골라내는 문항으로 변형돼 출제된 것이 특징이었다.
윤연주 서울 이화여고 교사는 “어휘의 수준이 상당히 높은 문제들이 있어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수험생들에겐 익숙한 형태의 지문이 많이 나왔지만 종합적인 사고력과 논리력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 또한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탐구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지난해보다는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사회탐구 중에서 윤리, 법과 사회, 세계지리, 경제지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와 사회문화, 한국지리는 쉬웠지만 긴 지문이 많았던 정치, 근현대사는 어려웠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 관련 문항, 최근 이슈가 됐던 칠레 광부 구조 사례, 환율과 무역 관련 문제 등이 출제됐다.
과학탐구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모두 평이한 수준의 난이도라는 분석이다. 지구과학에선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룬 문항이 눈에 띄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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