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초 실점 위기가 한국에는 오히려 약이 됐다. 태극전사들은 동메달에 그쳤던 4년 전 도하의 수모를 설욕하고 반드시 금메달을 찾아오겠다는 승부욕으로 똘똘 뭉쳤다. 대회 기술위원장을 맡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도하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경기를 치를수록 집중력과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야구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의 금메달 탈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18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제1야구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선발 양현종(22ㆍKIA)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추신수(28ㆍ클리블랜드)의 홈런 등 장단 10안타를 터트리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7-1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19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일본-대만 승자와 결승전을 벌인다.
역시 호타준족의 메이저리거 추신수
분위기가 중국 쪽으로 흘러갈 타이밍에 해결사 추신수의 방망이가 터졌다. 2-1로 쫓긴 3회말 2사후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투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루지앤강의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13일 대만전 연타석 투런 홈런에 이어 대회 3호 홈런. 추신수는 한국이 터트린 홈런 4방 가운데 혼자 3개를 책임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북한 관계자들은 추신수의 괴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빅리그에서도 대표적인 '파이브 툴 플레이어'로 꼽히는 추신수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회 2사 2루에서 고의 4구로 출루한 추신수는 후속 김태균의 좌익선상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드는 민첩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7회에도 볼넷을 얻어나가 2루를 훔친 후 7번째 쐐기득점을 올렸다.
대표팀 에이스 류현진 "도하 부진 씻는다"
19일 결승전 선발로 출격하는 류현진(23ㆍ한화)은 "2010년 마지막 경기인 만큼 반드시 7이닝 이상 퀄리티 스타트를 펼쳐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필승 의지를 보였다. 4년 전 도하대회에서 2경기에 등판, 6과3분의1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오늘 저녁에 숙소에서 TV로 일본-대만의 준결승전을 지켜 보면서 상대 분석을 더하겠다"며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3일 대만과의 예선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천금 같은 첫 승을 안겼던 류현진은 "당시 뭉쳤던 오른 허벅지 근육통도 그동안 마사지를 꾸준히 받아 다 나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저우=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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