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18일 성남공항에서 65분이나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통상 분 단위로 빠듯하게 진행되는 총리 스케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김 총리의 발을 묶은 것은 다름 아닌 이날 치러진 수학능력시험.
총리실은 이날 열린 전남 광양항 배후수송시설 준공식에 김 총리가 참석하는 스케줄을 잡아뒀다. 문제는 총리 차량이 이동할 때 교통신호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칫 수험생들이 고사장에 도착하는 데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총리실 의전 파트는 김 총리에게 “불편하시겠지만 일찍 출발해서 공항에서 기다리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건의했다. 김 총리는 “당연히 수험생이 먼저다.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김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날 일정표엔 ‘성남공항 조찬 및 휴식 65분, 여수공항 휴식 25분’이 잡혔다.
김 총리가 수험생의 이동 시간대를 피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을 출발한 시각은 오전 6시20분. 준공식이 열리는 오전 10시30분보다 4시간이나 빨리 나섰다. 성남공항을 출발해 준공식장 도착까지는 90분이면 족하다. 김 총리는 성남공항 귀빈실에서 죽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김 총리가 탑승한 공군기 역시 언어 영역 듣기평가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오전 8시에 이륙했다. 준공식 50분 전에 여수공항에 도착한 김 총리는 여수공항에서도 25분간 휴식을 취해야 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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