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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 샴페인은 아직 일러" 금융시장은 냉담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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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 샴페인은 아직 일러" 금융시장은 냉담한 반응

입력
2010.11.1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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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10년만에 현대건설을 다시 품에 안게 됐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및 현대그룹 관련주들이 이틀째 하락했고, 증권사가 설정하는 목표주가의 릴레이 하향조정도 시작됐다. ‘승자의 저주’까지는 아닐 수 있겠지만, 현대그룹으로선 대금을 완납하는 것 못지 않게 시장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전날보다 4.82% 하락한 5만9,200원에,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9.64% 급락한 3만4,700원을 기록했다. 전날 하한가까지 포함하면 이틀 동안 주가가 20%나 빠진 것이다.

현대건설 주가하락은 현대그룹으로 넘어간 이후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 현대상선의 하락은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우려 때문이다.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로지엠 등 현대그룹 계열사가 현대건설 인수에 대비해 쌓은 현금은 1조2,000억~1조4,000억원 안팎.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으로 1조원 가량을 더 조달한다고 해도 3조원 이상을 외부에서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건설 명가’ 현대건설의 가세에도 불구, 새로운 현대그룹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꼽고 있다. 현대그룹의 부채는 6조8,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62%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올 연말까지 약 7,000억원, 내년에는 1조3,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게 된다. 금융 비용도 지난해에는 4,400억원이었으나 현대건설 인수에 따라 최소 2,000억원 이상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 윤진일 연구원은 “현대그룹은 창출하는 순 현금흐름은 연간 4,600억원 정도인데, 현대건설을 인수로 차입금이 8조원대로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의 재무구조로는 원리금 상환이 쉽지 않은 만큼, 시장 일각에서 현대증권 매각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도 ▦현대상선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현대건설이 사들이거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서산간척지 등 현대건설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등 현대건설을 쥐어짜 인수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변성진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현대아산 지분을 현대건설이 매입할 경우 현대건설에서 9,625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금호가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남대문 옛 대우사옥을 매각한 사례가 이번에도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대증권에 대한 증권사의 평가도 야박해지고 있다. 삼성(8만6,000원→6만1,000원) 하나대투(10만6,500원→6만3,700원) 대신(9만1,000원→7만4,000원) 미래에셋(9만2,000원→8만1,000원) 등이 이날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물론 현대그룹이 ‘시장의 루머’라고 일축하는 한편, 시장 일각에서도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와 달리 현대그룹은 인수자금 마련에서 ‘풋백 옵션’같은 과도한 수익률 보장조건이 없다”며 “시장이 우려하는 것처럼 현대건설의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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