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소녀 같은 수줍음이 묻어났지만 레인에 서면 강심장이 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볼링에서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황선옥(22ㆍ평택시청)의 이야기다. 황선옥은 16일 광저우 텐허 볼링홀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에서 1,395점(평균 232.50점)을 얻어 정상에 올랐다. 이날 금메달로 황선옥은 2006년 도하 대회 3인조 우승 이후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빛 스트라이크’를 성공시켰다. 황선옥은 2인조와 3인조, 5인조, 마스터스, 개인종합 종목에도 출전할 예정이라 다관왕이 기대되고 있다.
10년 전 부모님의 권유로 볼링을 시작하게 된 황선옥은 잠재적인 기량을 드러내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특히 황선옥은 특유의 두둑한 배짱으로 여자 선수 중 개인전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6경기를 치르는 개인전은 변수가 많은 경기라 금메달을 예측하기가 가장 힘든 종목이다. 그러나 황선옥은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전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하며 금빛 사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국제대회에서 개인전 평균 최고 점수가 240점에 달하는 황선옥은 이날 결승전에서도 흔들림 없는 레이스를 펼쳐나갔다. 그는 6경기 모두 200점을 넘기며 특유의 강심장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날 1조에서 같이 경기를 펼쳤던 응 린 자이 샤이나(싱가포르)가 4번째 경기에서 퍼펙트(300점)를 기록하고도 6번째 경기에서 153점으로 갑자기 무너진 것과 비교됐다. 그러나 황선옥은 ‘아시아 1인자’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국의 1인자도 아직 못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미국 진출 여부에 대해서도 “기회가 생기면 도전하겠지만 아직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한편 강도인 볼링대표팀 감독은 “한국의 여자대표 6명 모두가 아시아 정상급이다. 누가 5관왕을 차지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앞으로의 ‘금빛 레이스’를 기대케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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