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생산업체인 일진글로벌은 2008년 이후 휠베어링 국산화에 성공, 유럽에 수출하면서 매출액이 연간 30% 이상 늘어났다. 조그만 중소기업이 까다로운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품질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던 데는 포스코의 EVI (Early Vendor Involvement)가 큰 역할을 했다.
EVI는 철강업체가 철강제품 구매업체와 제품개발 초기단계부터 협력해 고객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활동. 포스코는 일진글로벌과 공동 연구를 통해 유럽시장을 뚫을 수 있는 국산 휠베어링 개발에 성공했고, 그 결과 일진글로벌은 BMW, 푸조, 폭스바겐 등에 200만대 분의 부품을 추가로 수출했다.
포스코가 전 세계 기업들과 EVI를 논의하는 현장인 'EVI포럼'이 17일 인천 송도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에서 430여개 고객사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포스코는 2004년 자동차 업계와 EVI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가전, 건축 분야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왔다. 가전업계와는 슬림형TV용 저원가 흑색수지강판 양산 개발에 나서 원가를 20%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고, 인천 청라지구 지하차도에는 중견강관업체인 엠스틸인터내셔널에 기술이전한 신형 강관 버팀보를 공급해 공사비를 20% 절감했다.
포스코는 올해 EVI포럼에 도요타, 소니, 엑슨모빌, 캐터필러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을 초청했고, 인도 SAW사 등과는 에너지플랜트 부문에서 마케팅과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포럼에서 "불확실한 경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모든 경영주체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함께 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