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가정 아동의 결식과 방과후 방치가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부자(父子)가정 아이들이 위험에 방치될 가능성은 양부모가정 아이보다 80%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8일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서 "가족의 빈곤과 가족성원 결손이 심각해지면서 대다수의 빈곤가정 아이들이 심각한 결식, 방과후 방임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월드비전 60주년 아동복지포럼'을 앞두고 빈곤아동 안전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월드비전 운영 복지관에 등록된 빈곤아동(10~15세) 3,604명과 이들의 주 양육자 2,542명을 대상으로 면접 혹은 설문을 했고, 일반 아동들의 실태는 지난해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가 같은 주제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비교했다.
결식실태를 보면, 10~11세의 전체 아동은 13.3%, 빈곤아동은 22.6%가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저녁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답한 전체 아동은 0.5%에 불과했지만 빈곤아동은 4.5%나 됐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성인이나 보호자 없이 혼자 있었던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빈곤아동의 31.2%가 '가끔 있었다', 6%가 '자주 있었다'고 답했다.
가족특성을 비교한 결과 양부모가정의 아동에 비해, 모자(母子)가족 아동이 방치될 가능성은 58%, 부자가정의 아동이 방치될 가능성은 8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방과후 방치되는 나 홀로 아동들은 우울과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며 "동사무소 등과 연계해 빈곤계층 아동들을 사전에 보호하는 복지서비스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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