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서지학회… 1950년대 백석연구 공백 밝힐 귀중한 자료
토속적이면서도 모던한 서정성을 추구한 작품으로 일제시대 최고의 서정시인으로 꼽히는 백석(본명 백기행ㆍ1912~1995ㆍ사진)의 북한 시절 번역시 47편이 발굴됐다.
백석 문학 연구의 공백기였던 1950년대 백석의 문학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인 백석은 1940년부터 만주에서 살다가 1945년 해방과 함께 고향 정주로 돌아가 북한에서 활동했다.
근ㆍ현대 문헌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모임인 근대서지학회(회장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백석이 주요 번역자로 참여한 공역 시집인 (1954ㆍ연변교육출판사), (1955ㆍ조쏘출판사), (1956ㆍ평양 국립출판사) 등 3권을 발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시집들은 북한과 중국에서 발행됐으며 백석의 작품은 각각 6, 3, 38편이 실려 있다. 백석은 터키의 사회주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1902~1963)의 '옥중에서'등 터키, 러시아 시인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이 3권의 시집은 이달 말 발간되는 근대서지학회의 학회지'근대서지'2호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시집들을 검토한 백석 문학 전문가 김재용 원광대 국문학과 교수는 "1988년 남한에서 백석이 공식적으로 해금된 이후 백석의 번역작품이 이렇게 많이 발굴된 것은 처음"라며 "번역작품이기는 하지만 백석 특유의 우리말 조탁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에 발굴된 3권 외에 북한에서 백석이 번역한 작품이 실린 시집으로는 2004년 (1954ㆍ연변교육출판사ㆍ공역)가 국내에 공개된 바 있다. 이 시집에는 백석의 번역시 12편이 실렸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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