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력 투자 의지 재확인
"세상은 참 빨리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은 3대 미래 먹거리(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전자ㆍ정보전자 신소재)를 향해 전력 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회장은 최근 G20 정상회의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세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검찰의 비자금 수사에 대해서는 "이런 날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라며 말을 아꼈지만 미래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 행사 기간 동안 해외 유력 기업의 CEO들과 만나서도 신재생에너지 등을 집중 논의했다. 비크람 팬디트 시티그룹 최고경영자, 패트릭 크론 프랑스 알스톰 회장, 피터 보서 로열 더취 쉘 회장 등과 만나 한화가 추진 중인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이와 관련한 금융, 설비 등에 대해 협력할 것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9월에는 중국 저장성으로 날아가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저탄소신소재를 '신흥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짜오홍쭈(趙洪祝) 저장성 당서기와 면담을 갖고 태양광 사업 등 차세대 성장 동력뿐만 아니라 그룹의 미래 전략을 설명하고 서로 협력하자고 의견을 나눴다.
이 같이 김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금 시기를 놓쳐서는 미래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질 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어떻게 잡았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사업 계획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룹의 미래를 책임 질 미래형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연구개발(R&D) 확대를 추진해 오고 있는데 최근 그 성과들이 하나 둘씩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초 대기업으로는 처음 터키, 브라질에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수출에 성공했다. 앞서 8월에는 세계 4위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했고 10월에는 충북 음성에 5,000억원을 투자해 전자, 태양광 소재 공장을 짓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체코에 미래형 경량 신소재 생산 공장의 가동을 시작해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과 잇따라 계약을 맺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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