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의 한국 증시 입성이 줄을 잇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모두 16개사. 중국 기업(중국원양자원, 성융광전, 차이나킹하이웨이 등)이 14개사로 가장 많고, 일본(네프로아이티)과 미국(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이 각각 1개씩이다. 관련 절차를 마치고 거래소의 상장 승인을 기다리는 곳은 중국계 6개 등 모두 8개사이며, 한국 상륙을 위해 국내 증권사와 협의 중인 곳은 70여개 업체로 추정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7년 3노드디지탈이 코스닥에 상장한 이래 중국 업체가 국내 증시 외국기업의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영국 엠비즈글로벌솔루션즈 등 유럽업체도 한국 자본시장을 노크하는 등 국내 증시도 다국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이 그들 나라 증시 대신 한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국거래소가 증시의 다국적화를 위해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 관계자는 “2005년 이영탁 전 이사장 재임 때부터 ‘증시의 세계화’가 추진되면서 외국 기업 유치가 이뤄졌다”며 “상당수 중국 기업은 중국(상장 대기시간 2~3년)과 달리 신속한 기업공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건전성이 재평가 받은 것도 또다른 이유다. A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다른 증시보다 높은 공모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많고, 자금 회전도 활발해 외국계 신규 상장기업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증시에 상륙한 외국계 기업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은 것도 최초 공모가격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모가 대비 낮은 수익률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외국 상장기업의 숫자 늘리기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16개 외국 상장사 가운데 절반 가량은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밑돌 정도로 규모나 사업내용이 국내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담당 책임자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산업, 또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또는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는 기업을 중심으로 공략해야만 수준 높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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