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의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회의에서 의전 서열은 어떻게 정해질까.
1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다자 정상회의에서는 원칙적으로 '국가원수_행정부 수반_국제기구 대표' 순으로 서열을 정한다. 또 같은 국가원수끼리는 재임기간 순으로 정한다.
다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우는 국명 알파벳 순을 이용해 자리를 배치하기도 한다.
지난 11,12일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13, 14일에 열린 일본 요코하마 APEC 정상회의의 기념촬영 사진을 보면 참가국 정상들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서울 G20 정상회에서는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쪽에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오른쪽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자리를 잡았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벌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리는 이 대통령의 오른쪽으로 네 번째였다. 의전 서열을 국가원수_행정부 수반_국제기구 대표 순으로 정해 국가원수 중 취임 일자가 가장 빠른 룰라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의전 서열 1,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요코하마 APEC 정상회의 기념촬영 때는 의장인 간 나오토 일본 총리를 중심으로 왼쪽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른쪽에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자리를 잡았다. 일본과 영토갈등을 빚고 있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간 총리의 오른쪽으로 네 번째에 섰다. 의장국인 일본이 국명 알파벳순에 따른 의전 서열을 적용하지 않고 2011년 APEC 의장국인 미국과 2009년 의장국인 싱가포르를 배려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G20이나 APEC과 같은 각종 정상회의서는 국제 관례에 따른 의전 서열 원칙이 적용된다"며 "재량권을 가진 의장국이 다양한 원칙을 이용해 상황에 맞게 의전 서열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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